육아일기4. 자유 부인, 그리고 질투심
2박 3일 동안 아내에게 ‘자유부인’ 시간을 주고 혼자 아이 둘을 돌봤다. 시작 전에는 솔직히 걱정이 많았다.
애 둘을 혼자서? 밥은 어떻게 챙기고, 잠은 어떻게 재울까? 하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육아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물론 손이 많이 가긴 했지만, 오히려 되게 자기 효능감을 느꼈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웃고, 장난치고, 진지한 대화도 나눴다. 이런 시간이 나와 아이들 사이에 깊은 유대감을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평화가 깨진 순간
그렇게 3일간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오늘, 저녁 8시쯤 아내가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녀가 집에 들어온 순간, 평화로웠던 집 안은 난장판이 됐다.
아이들은 갑자기 울고, 떼를 쓰고,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며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갑작스럽게 심란해졌다. 이게 뭐지? 내가 그토록 공들였던 평화가 단번에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마음을 들여다보니
한참을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니, 깨달았다. 이건 질투심이었다. 아뿔싸. 그동안 나는 아내를 질투하고 있었던 거다.
아이들이 엄마를 더 좋아하는 모습, 엄마가 돌아오자마자 나에게 의지하던 태도를 버리고 엄마에게만 매달리는 모습이 괜히 서운했다.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걸까? 아마도 내가 지난 3일 동안 쌓아온 애정과 유대가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거다.
질투를 대하는 방법
질투라는 감정은 부끄럽다거나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걸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의지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고, 엄마가 돌아오자 안도하며 더 의지하려는 행동은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사실, 내가 느끼는 이 질투심은 아이들이 엄마를 얼마나 좋아하고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 신뢰와 사랑 속에 나 역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나에게 하는 말
"오늘, 너 정말 고생 많았어. 3일 동안 아이들을 돌보면서 너는 아빠로서 충분히 잘해냈어. 그동안 아이들과 좋은 유대감을 쌓았고, 엄마가 돌아온 후에도 그 유대감은 사라지지 않아.
아이들이 엄마를 더 의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 안에 너도 분명 포함되어 있어. 질투심을 느꼈던 건 괜찮아. 그만큼 너도 아이들과 아내를 사랑한다는 뜻이니까.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오늘 하루 너도 잘했다고 인정해줘. 정말 멋진 아빠야."